지난 글에서 2026년 7월부터 바뀐 체외충격파 실손보험 기준을 안내드렸습니다. 핵심은 하나입니다. 연간 12회, 부위당 6회를 초과하면 실손보험 적용에서 제외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있지만, 지켜야 하는 규정입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대해 대한충격파재생의학회는 “국제충격파치료학회(ISMST)와 독일, 일본 충격파치료학회 등 세계 주요 학회의 임상 가이드라인 어디에도 연간 치료 횟수를 제한하는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반발했습니다. 질환의 중증도와 만성 여부, 조직 병리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수치 제한이 의학적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며, 이 문제는 ISMST 이사회 공식 안건으로도 상정됐습니다. 학계의 문제제기가 타당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미 연간 횟수 제한이라는 조건은 현실에서 지켜야 하는 규정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환자와 의료진 모두 이 틀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합니다.

핵심은 타수를 올려야 합니다
체외충격파 치료의 효과는 “몇 번 받았는가”보다 해당 부위에 누적된 총 에너지(타수 × 에너지 밀도)에 더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 임상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원리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에너지 밀도가 아니라 타수를 올리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에너지 밀도(강도)를 무리하게 높이면 환자가 견디기 힘든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렵지만, 타수는 통증 감수성에 맞춰 점진적으로 늘려갈 수 있는 여지가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즉 “세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많이” 치료하는 방식으로 목표 총 에너지에 도달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실제로 새 가이드라인도 이런 방향을 일부 담고 있습니다. 1회당 최소 2,000타 이상을 권고하고, 동일 진료일에 여러 부위를 동시에 치료하는 방식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한 번 갈 때 한 부위를 확실하게” 치료하는 방향이 제도적으로도 유도되고 있는 셈입니다.
적은 치료 횟수가 이득인 이유
같은 총 에너지를 채운다면 치료 효과 자체는 몇 회로 나눠 받든 이론적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회당 타수를 늘려 더 적은 횟수 안에 목표 에너지에 도달하면, 부위당 6회·연간 12회로 제한된 실손보험 적용 횟수를 아낄 수 있다는 실질적인 이점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어깨 치료를 저타수로 6회에 걸쳐 다 채우기보다, 충분한 타수로 3~4회 안에 마무리하면 남은 횟수를 이후 같은 부위가 재발했을 때나 팔꿈치·무릎 등 다른 부위를 치료할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즉 타수를 늘리는 전략의 핵심 가치는 “치료 효과 자체가 더 좋아진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연 12회의 기회를 아껴서 쓸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물론 체외충격파는 통상 타수에 따라 비용이 산정되는 구조이므로 회당 타수를 늘리면 1회 치료 비용은 함께 올라갑니다. 그러나 전체 치료 과정에서 필요한 방문 횟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총 비용 부담은 크게 늘지 않으면서, 남은 실손보험 횟수를 다른 부위나 향후 재발 대비용으로 남겨둘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이득입니다.
얼마나 늘려야 할까?
그렇다면 타수를 얼마나 늘려야 할까요. 국제충격파치료학회(ISMST)의 임상 가이드라인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집중형 (focused) 충격파의 경우 국내에서는 회당 1,000타 내외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국제 권장 상한은 부위와 질환에 따라 1,500~3,000타에 이릅니다. 방사형 (radial) 충격파도 국내 관행은 2,000타 내외인 반면, 국제 상한은 2,000~4,000타로 훨씬 여유가 있습니다.
어깨 석회성건염이나 근막통증증후군처럼 국제 권장 상한이 국내 관행보다 훨씬 높은 질환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저타수를 여러 번 나누기보다 1회 세션에서 상한에 가깝게 타수를 적용하는 편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앞서 설명한 대로 남은 횟수를 아끼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치료 효율을 높이는 3가지 방안
- 기존보다 타수를 증량해, 한 부위를 한 번에 집중 치료하기: 새 가이드라인 자체가 동일 진료일 다부위 동시 치료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어차피 부위별로 나눠 방문해야 합니다. 이왕 나눠서 방문하는 구조라면, 첫 회부터 조심스럽게 낮은 타수로 시작하기보다 기존 관행보다 높은 타수를 적용해 회당 치료 밀도를 높이고 더 적은 횟수 안에 마무리하는 편이 제한된 연 12회를 아끼는 데 유리합니다.
- 파형을 부위 특성에 맞게 함께 적용하기: 힘줄(건) 병변에는 집중형을, 주변 근육에는 방사형을 적용하는 식으로 구분하되, 두 파형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더 효과적입니다. 건과 근육 조직에 각각 적합한 자극을 동시에 줄 수 있어, 제한된 세션 안에서도 치료 범위와 효율을 함께 높일 수 있습니다.
- 필요하다면 주사 치료를 병행하기: 체외충격파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근막이완술이나 신경 하이드로다이섹션 같은 주사 치료를 함께 고려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체외충격파가 담당하지 못하는 부위나 기전에 보완적으로 작용해, 제한된 체외충격파 횟수 안에서도 전체적인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연간 12회, 부위당 6회 제한은 의학적으로 완벽히 정당하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이미 시행된 규정인 만큼 이 틀 안에서 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에너지 밀도가 아닌 타수를 늘려 더 적은 횟수로 목표 치료를 마무리하면, 연 12회라는 제한된 기회를 아껴 다른 부위나 향후 재발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최종적인 타수와 파형 조합, 병행 치료 여부는 개인의 질환 특성과 조직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담당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 Dreisilker U. Enthesiopathien / Enthesopathies (Shock Wave Therapy in Practice). Heilbronn: LEVEL10 Buchverlag; 2010.
- 보건복지부, “체외충격파 의료기관 자율 가이드라인 7월부터 시행” (2026.06.16) 🔗
- 대한충격파재생의학회, “[2026.06.18 기사] 체외충격파 가이드라인 7월 시행…학회 반발” (2026.06.17) 🔗
- International Society for Medical Shockwave Treatment (ISMST). ISMST Guidelines for ESWT, 2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