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아파 병원을 찾았는데, ‘회전근개 힘줄에 염증이 있습니다’라는 진단을 받으셨다면 어떠신가요? 대부분의 환자분들은 ‘염증’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실 겁니다. 염증은 곧 통증의 원인이자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니까요. 그런데 만약, 우리 몸이 손상된 조직을 스스로 회복하는 과정에 ‘염증’이 필수적인 시작 단계라면 어떠실까요?
염증, 우리 몸의 자연 치유 과정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염증은 통증, 붓기, 열감, 발적(붉어짐) 등의 증상을 동반합니다. 이는 다친 부위를 보호하고, 손상된 세포와 조직 조각들을 청소하며,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 위한 재료와 신호 물질을 운반하는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방어 및 치유 반응입니다. 즉, 급성 염증 반응은 손상된 부위를 치유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이자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우리 몸의 조직 치유 과정 (Phase of wound healing)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염증기(Inflammatory Phase): 손상 직후 시작되며, 세균 침입을 막고 손상된 조직을 제거하며, 복구를 위한 준비를 시작합니다.
- 증식기(Proliferative Phase): 염증기가 지나면 섬유아세포가 활성화되어 콜라겐과 같은 새로운 조직을 형성합니다.
- 재형성기(Remodeling Phase): 새롭게 형성된 조직이 성숙해지고 재배열되며 원래의 강도와 기능을 회복하는 단계입니다.
보시다시피, 염증은 이 모든 치유 과정의 문을 여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만성 통증의 딜레마: 멈춰버린 치유 과정
그렇다면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죠. 어깨 힘줄의 염증으로 아프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염증이 치유의 시작이라면 가만히 두면 저절로 나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안타깝게도 만성적인 힘줄이나 인대 손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급성 손상 후 염증 반응이 너무 과도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주변 정상 조직까지 손상시키고 통증을 악화시키는 ‘나쁜 염증’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만성적인 힘줄이나 인대 손상에서는 초기의 염증 반응이 매우 미약하거나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행성 변화나 반복적인 미세 손상으로 조직이 약화되었음에도 우리 몸은 이를 심각한 손상으로 인식하지 못해 치유 반응을 시작하지 않는 것입니다. [#1부 내용 참조]

결과적으로 치유의 첫 단계인 염증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조직이 약한 상태로 남아 통증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만성 근골격계 통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프롤로치료의 핵심 원리: ‘건강한 염증’을 깨우다
바로 이 지점에서 프롤로치료의 핵심 원리가 작용합니다. 프롤로치료(Prolotherapy)는 ‘Proliferation Therapy’의 줄임말로, 우리말로는 ‘증식 치료’라고 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손상된 조직의 증식(재생)을 유도하는 치료입니다.
프롤로치료(Prolotherapy)는 손상된 조직에 삼투압이 높은 약물을 주사하여 급성 염증 반응을 인위적으로 유도하는 치료법입니다. 이를 통해 멈춰버린 치유 과정을 다시 시작하는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이 염증은 조직을 손상시키는 ‘나쁜 염증’이 아니라, 손상 부위를 치유하도록 돕는 ‘건강한 염증’입니다. 주사 후 일시적으로 통증이나 붓기가 나타날 수 있으나, 이는 섬유아세포가 활성화되고 콜라겐 생성이 촉진되며 조직이 재생되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요컨대, 프롤로치료는 만성적으로 멈춰버린 치유 과정을 재활성화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프롤로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들: 치유의 신호탄
프롤로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바로 이러한 ‘건강한 염증’ 반응을 유발하여 치유 과정을 재활성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주로 고농도의 포도당(Dextrose) 용액이 사용되며, 이는 삼투압 변화로 조직에 자극을 주어 국소적인 염증 반응을 유발합니다. 이 반응은 섬유아세포를 활성화하고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여 조직 재생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참고로 PRP(자가혈소판 풍부혈장), PDRN, 아텔로콜라겐 등의 재생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들이 있는데 이는 염증을 직접 유발하기보다는 성장 인자나 재생에 필요한 성분을 공급하여 조직의 증식기와 재형성기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프롤로치료는 염증 유발을 통해 치유 과정을 시작하는 데 초점을 두며, 필요에 따라 재생 치료로 보완될 수 있습니다.
결론: 적절한 염증, 튼튼한 조직의 시작
만성적인 근골격계 통증으로 고통받고 계시다면, ‘염증은 나쁜 것’이라는 생각만 하지 마시고 ‘건강한 염증’을 활용하는 프롤로치료가 여러분의 튼튼한 조직과 근본적인 회복을 위한 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