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유모차에 의지하며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시는 어르신들을 종종 뵙니다.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허리가 아파서 그러시는 걸까요? 많은 분들이 허리 통증으로 걷기 힘들어지면 척추관 협착증을 떠올리시지만, 사실은 허리의 자연스러운 곡선이 변형되어 점점 굽어지는 퇴행성 요추후만증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 질환은 아직 많은 분들에게 생소하여 척추관 협착증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행성 요추후만증이란 무엇일까요?
퇴행성 요추후만증은 허리의 정상적인 S자 곡선 중 앞으로 볼록한 부분(전만)이 사라지고, 허리가 편평해지거나 심지어 뒤로 굽어지는(후만) 질환입니다.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평소의 생활 습관이 진행을 더욱 부추길 수 있습니다. 척추뼈 자체에는 뚜렷한 이상이 없지만, 허리 근육이 약해지고 척추의 곡선이 점차 변형되면서 몸이 앞으로 굽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골다공증으로 인해 척추뼈가 부러져 굽어지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초기에는 허리에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 정도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허리가 점점 굽어지고 오래 서 있거나 걷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복대를 착용하면 일시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고, 주변에서 “예전보다 등이 굽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같은 질환, 두 가지 모습
초기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가슴을 내밀고 어깨를 뒤로 젖히는 자세를 통해 균형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진행되면서 굽어진 허리를 펴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몸은 앞으로 구부정해지고, 고관절과 무릎은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구부린 채 걷게 됩니다. 이는 일상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며, 보행이나 물건을 드는 데 큰 어려움을 초래합니다.

왜 퇴행성 요추후만증은 동양에서 더 흔할까요?
이 질환은 서양에서는 드물게 보고되지만, 한국을 포함한 동양에서는 비교적 흔하게 발견됩니다. 이는 쪼그려 앉는 자세, 바닥에서 생활하는 습관, 오랫동안 허리를 굽히는 노동 환경과 같은 생활 습관들이 허리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어 척추 곡선의 변형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퇴행성 요추후만증, 척추관 협착증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척추관 협착증은 좁아진 척추관이 신경을 눌러 허리와 엉치에서 시작해 다리 뒤쪽으로 통증과 저림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특징적으로 걸을 때 통증이 심해지지만, 허리를 숙이고 쉬면 증상이 완화됩니다. 반면 퇴행성 요추후만증은 척추 곡선의 변형과 허리 근육 약화로 인해 걸을 때 허리가 점점 굽어지고, 허리를 손으로 받치거나 허리를 펴려고 노력하면 통증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두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는 것입니다. 신경 압박으로 인해 다리 저림을 느끼면서도 허리가 점점 앞으로 굽어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으므로, 단순히 통증의 양상뿐만 아니라 자세 변화까지 꼼꼼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퇴행성 요추후만증, 혹시 나도?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퇴행성 요추후만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 오랫동안 똑바로 서 있기가 힘들다.
✔️ 걸을수록 허리가 굽어져 땅을 보게 된다.
✔️ 걸을수록 허리 통증으로 그림과 같은 자세를 취하게 된다.
✔️ 몸 앞쪽에서 물건을 들기가 힘들다.
✔️ 한쪽 팔꿈치로 기대고 설거지를 한다.
✔️ 언덕이나 계단을 오를 때 더욱 불편하다.
벽을 이용한 간단한 자가진단법
발을 벽에서 5~10cm 정도 떨어뜨린 후, 등과 엉덩이를 벽에 붙이고 머리도 벽에 닿도록 자연스럽게 서세요. 허리와 벽 사이에 손을 넣어봅니다. 손이 편안하게 들어간다면 정상적인 허리 곡선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손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면 허리가 평평해진 상태이고, 손이 쉽게 들어가 공간이 넓다면 후만 변형이 진행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일정 시간 걸은 후 다시 벽에 기대어 변화를 점검하세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허리가 굽어진다면 퇴행성 요추후만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허리 근력 강화 운동
퇴행성 요추후만증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허리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브릿지 운동은 허리와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플랭크 운동은 허리와 복부 근육의 지지력을 향상시켜 줍니다. 운동은 처음에는 짧은 시간부터 시작하여 점차 시간을 늘려나가고, 무엇보다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프롤로 치료
프롤로 치료는 약해진 허리 인대와 힘줄을 강화하여 통증을 완화하고 허리에 힘이 들어간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치료법입니다. 고농도 포도당 용액을 약해진 조직에 주사하여 우리 몸의 자연 치유 과정을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여 조직을 강화합니다. 이를 통해 허리의 안정성을 높여 통증을 경감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꾸준한 운동과 병행하면 더욱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
퇴행성 요추후만증이 심각하게 진행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나 큰 부담을 동반하며 이후에도 불편함이 남을 수 있습니다. 진행된 상태에서는 근력 운동이나 프롤로 치료 같은 비수술적 방법의 효과가 제한적이므로, 초기 치료와 관리가 증상 완화와 진행 방지의 핵심입니다. 작은 불편함도 방치하지 않고 초기에 대응하는 것이 수술을 피하는 데 중요합니다. 수술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내용을 참조하세요.

허리에 힘이 없어지기 시작했다면?
퇴행성 요추후만증은 갑자기 찾아오는 질환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입니다. 허리에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때 빠르게 병원을 찾아 상담과 치료를 시작하고, 허리를 지지할 근육을 꾸준히 강화하며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예방의 핵심입니다. 작은 실천들이 모여 허리 건강을 지키는 큰 힘이 되고, 나아가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오늘부터라도 허리 건강을 위한 작은 실천을 시작해 보세요!
다음엔 허리 통증을 방치하면 무릎 건강도 악화되는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